2011년 4월 29일 금요일, 묵언...
어머님께서 드디어 내일 퇴원을 하신다. 입원을 하신지 3주 정도 되셨다. 아직 완쾌가 되신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을 하셨으며, 통원 재활치료를 받으시면 된다고 하신다. 앞으로는 바른생활 즉, 저염식, 덜 맵게 골고루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처방 된 약을 꾸준히 드시면서 생활을 하셔야 한다.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보호자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요사이 병원에서 매일 같이 회진을 도는 의사를 보면서 더더욱 그러한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주치의(교수)는 담당 레지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판단을 한다. 그런데, 레지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하여 모른다고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의거해서 교수에게 점수가 깍이지 않으려고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는 것이다. 오늘도 그랬다. 처음 입원을 하였을 때 수면이 안온다는 이야기에 신경과에서는 신경통 계통의 약인 뉴론틴 캅셀(100mg), 리보트릴 정(0.5mg)을 처방을 하였다. 또한 수면을 푹 하지 못하자, 스틸녹스라는 수면유도제도 처방을 하였다. 재활과에서 오늘 아침에 레지는 뉴론틴과 리보트릴이라는 약에 대하여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에 복용을 한다고 이야기를 하였으며 내가 잠자기 전에만 드신다고 말씀을 드려서 정정을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예는 여러번이 반복이 되었다. 혈압과 관련된 약인 테놀민 정과 헤르벤 캅셀도 마찬가지였다.
만약에 정정을 하지 않았다면 어떠한 이야기를 하였을까? 자신이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면 될 것을. 병실에 들어와서는 괜히 영어(단편적인 단어만을 나열하는)를 쓰면서 마치 환자나 보호자가 못 알아 듣는 것처럼 의식을 하고 마구잡이로 떠들어 대는 것이다. 너무도 틀린 것이 많은데, 모두 다 지적을 할 수도 없고, right를 left라고 하지를 않나... 정말로 기가 막히는 부분이 많았다. 이것은 재활의학과만의 문제일까?
좋은 일만을 생각해도 부족한 시간일진데 본인의 몸이 아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쁜 기억만을 계속 되뇌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자신만의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하고 정말로 제대로 짜증이 난다. 확 그냥 엎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다.
좋은 이야기 나쁜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최소한의 예의에 의거한 행동만을 보이면 되는 것이다. 잘해도 말을 듣고 못해도 말을 듣는다. 진짜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버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는, 이 세상에서 쉬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해도 너무 한다. 조용히 하자. 또 조용히 한다고 모라고 할텐데..
이상하게 꾸뻑꾸뻑 졸음이 온다.
생각을 집중 할 수가 없다.
무념무상.